전산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CFD)은 유체 흐름을 수치적으로 계산하여 다양한 공학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발전해왔습니다. 전산유체역학은 오랜 시간 동안 전문가 중심의 고급 해석 도구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오픈소스의 발전, 자동화 기술, 인공지능의 통합, 사용자 중심 도구의 출현 등으로 인해 CFD의 사용 방식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CFD 기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정리했습니다.
과거와 현재
1990년대 중반까지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직접 코드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in-house 코드 시대입니다. 제한된 컴퓨팅 성능으로 물리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2차원 혹은 매우 단순한 3차원 문제에 적용되었습니다.
이후 상용 소프트웨어와 고성능 컴퓨팅 기술의 발달로 CFD 활용이 매우 활발해집니다. CAD 데이터를 이용하여 보다 정밀한 모델링이 가능해지고, 클러스터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대규모 연산을 통해 실제 현상과 가까운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체 뿐 아니라 열전달, 구조, 화학반응, 입자, 소음 등 다양한 물리 현상의 시뮬레이션과 결합되게 됩니다. CFD의 활용은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되었으며, 산업 뿐 아니라 의료, 환경, 안전,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활용 분야의 확대 뿐 아니라 실험의 보완 역할에서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넓어지게 됩니다.
변화의 필요성
CFD 활용이 늘어나면서 현재의 CFD 사용 방식의 문제점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문제점은 고비용 진입 장벽, 전문가 중심 운영, 해석 요구 증가, 디지털 전환 가속 등이 있습니다.
CFD 민주화(Democratization of CFD)
CFD 민주화는 고가, 고급 기술 의존적인 CFD 해석을 누구나 저렴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환경적 변화입니다.
현대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상용 프로그램은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일반 중소기업, 연구소, 교육기관에는 큰 진입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복잡한 설정과 고급 수치 해석 지식이 요구되어 일반 설계자의 접근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빠른 성능 예측과 최적화에 CFD를 적용하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높은 라이선스 비용과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상황이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CFD 민주화를 가능하게 하는 주요 요소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확산, CFD 워크플로우 자동화, 사용자 맞춤형 DIY CFD, AI 및 LLM 통합을 통한 자동화, 온라인 튜토리얼의 폭발적 증가 등이 있습니다.
CFD 민주화의 효과는 설계자 중심 해석(CFD 전문가가 아닌 제품 디자이너도 쉽게 활용) , 개발 비용 절감(초기 해석에 상용 도구 없이 자체 분석이 가능), 개발 기간 단축(시제품 제작 전 CFD 검증), 창의성 촉진(다양한 설계를 자유롭게 실험 가능) 등이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Digital Twin)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되면서 모든 산업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의사 결정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과 관련해 CFD의 오랜 계산 시간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시간으로 열이나 유체의 변화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됩니다.
CFD의 미래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 점점 가속화 될 CFD의 주요 변화는 오픈소스의 확산, 사용자 맞춤형 DIY CFD,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 AI CFD 등일 것입니다.
오픈소스의 확산
오픈소스 CFD 소프트웨어는 소스 코드가 공개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수정, 배포할 수 있는 전산유체역학 도구입니다. 사용자는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해석 기능을 개발하거나, 기존 기능을 활용하여 해석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학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사용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상용 도구를 대체할 수 있는 표준 도구로 자리잡는 중입니다
오픈소스 확산 배경은 상용 CFD의 고비용, 개발자 중심의 유연성 요구, 커뮤니티의 성장, 교육/연구용 활용 증가, 디지털 트윈 및 AI 통합 수요 등이 있습니다.
오픈소스 확산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CFD를 위해서는 비싼 비용을 투자해서 상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했던 기존의 방식이 ‘누구나 필요하면 별도의 비용 없이 다운로드 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변화는 상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수량으로 제한되었던 ‘사용자 수와 CPU 코어 수의 제한 없이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트윈 및 AI, LLM 활용 수요 때문에 CFD 코드의 타 기술과의 통합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게 되어 오픈소스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OpenFOAM으로 코드 개발자를 위한 도구 상자(tool box) 개념의 코드 모음입니다. OpenFOAM은 개발자 중심의 환경이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넥스트폼의 BARAM®은 OpenFOAM을 사용하여 사용자 중심의 GUI 환경의 솔루션으로 개발되었으며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DIY CFD
“DIY CFD”는 오픈소스 도구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전산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CFD) 해석 환경을 구축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는 상용 소프트웨어의 제약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해석 도구를 개발하고자 하는 엔지니어와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CFD 해석 과정의 생산성 향상, CFD 비전문가들도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확장성, 사용자 요구에 맞게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거나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 비용 효율성 등의 장점 때문에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DIY CFD는 사용자의 필요성에 따라 크게 다음 네 가지 분야로 나눠집니다.
– CFD code 개발 : 특화된 물리 모델, 경계조건, 지배방정식 등을 오픈소스 기반으로 직접 개발
– Workflow 최적화 : 전처리, 계산, 후처리의 CFD 전체 작업 과정의 표준화 및 자동화
– Minimal User eXperience : Workflow 최적화 결과에 기반하여 최소한의 입력 갖는 UX의 개발
– 사용자 맞춤형 CAD : 특정 문제에 필요한 기능만 제공하는 단순한 CAD 프로그램 개발 혹은 파라미터를 이용한 형상 자동 생성 기능 개발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
CFD가 제품 설계 단계부터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설계 변수에 따른 성능 데이터베이스 구축, 최적 설계에 사용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조건에 대한 빠른 결과 도출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뮬레이션 기반의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해 조건 변화에 따른 실시간 결과 획득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요구에 따라 데이터 기반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CFD 해석 결과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해 공력 계수나 특정 영역에 대한 값을 대리 모델(Surrogate Model)로 구성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전체 CFD 해석 영역의 값을 재구성하는 적합직교분해(POD)를 이용한 차수축소모델(ROM)을 구축하는 방법은 체계화되어 여러 분야에서 실시간 시뮬레이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험과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융합하여 해석의 정확도와 속도를 향상시키는 Data Assimilation(자료 동화)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AI CFD
AI CFD는 전통적인 수치 해석 기반 CFD를 보완하거나 대체하기 위한 첨단 기술로, 기계학습 및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물리 현상을 예측하거나 모델링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CFD 보다 훨씬 빠른 예측, 전통적인 방식으로 해석이 어려운 문제에 적용, CFD 해석 과정의 자동화 등을 위해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Physics-Informed Neural Networks (PINNs), Deep Learning 기반 난류 모델, AI 기반 격자 생성 등의 분야에서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s)의 자연어 이해 및 코드 생성 능력을 기반으로 CFD 분야에서 점차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LLM은 사용자와의 대화형 상호작용을 통해 설정, 코드 작성, 문서화 등을 자동화할 수 있으며, 향후 디지털 트윈 및 AI 기반 물리 모델과의 통합도 기대됩니다.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코드 자동 생성 및 보조 : OpenFOAM에서 필요한 dictionary 파일이나 코드를 자연어 명령으로 생성
– 물리 모델 설정 및 수정 지원 : 난류 모델, 천이 모델 등 복잡한 수식 및 설정에 대한 해석과 튜닝 자동화
– 워크플로우 구축 자동화 : 전처리부터 후처리까지 CFD 전체 과정을 자동화하는 스크립트 작성 지원
– 자연어 기반 시뮬레이션 제어 : GUI 없이 음성이나 텍스트로 CFD 해석 설정 및 실행 가능
– AI 물리 모델 통합 : PINN, CNN 등 물리 기반 신경망 모델을 LLM으로 설명하거나 구조/하이퍼파라미터 제안
향후에는 LLM 기반 CFD 인터페이스가 GUI를 대체하고, CAD-해석-최적화까지 통합된 자동 워크플로우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론
CFD는 과거에는 전문가 전용의 고가 도구로 제한되었으나, 현재는 오픈소스 도구의 확산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AI, 데이터 기반 기술, 클라우드 환경, 그리고 AR/VR 시각화 기술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한 CFD 해석 환경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오픈소스가 있습니다. DIY CFD,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 AI CFD 모두 상용 소프트웨어의 닫힌 구조와 고가의 라이선스 비용 구조 하에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바로 오픈소스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세요.